잇몸 내려앉음, 잇몸 퇴축은 왜 생기고 다시 되돌릴 수 있나

잇몸 내려앉음, 잇몸 퇴축은 왜 생기고 다시 되돌릴 수 있나
잇몸 내려앉음, 잇몸 퇴축은 왜 생기고 다시 되돌릴 수 있나
Gingival Recession / 치주 조직의 위치 변화
잇몸/치주잇몸 퇴축잇몸 재생

잇몸 내려앉음은 치아를 감싸고 있던 잇몸(치은)의 가장자리가 원래 위치보다 뿌리 쪽으로 물러나면서, 평소 덮여 있던 치아뿌리(치근)의 표면이 겉으로 드러나는 상태를 말한다. 의학 용어로는 잇몸 퇴축 또는 치은 퇴축(gingival recession)이라 하며, 잇몸이 일시적으로 부었다가 가라앉는 변화와는 성격이 다르다. 잇몸과 그 아래 뼈를 포함한 치주 조직의 위치 자체가 바뀐 결과이기 때문이다. 한 번 물러난 잇몸이 시간이 지나 저절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는 사실상 보고되지 않으며, 그래서 잇몸 퇴축은 되돌리는 문제라기보다 원인을 찾아 더 진행하지 않게 막는 문제로 다루는 것이 일반적이다.[1]

1. 잇몸 내려앉음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잇몸이 내려앉았다는 말은 잇몸 조직만 얇아졌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그러나 겉으로 관찰되는 변화가 잇몸 가장자리의 위치일 뿐, 그 아래에서 함께 물러나 있는 것은 치아를 턱뼈에 붙잡아 두는 부착 구조 전체인 경우가 많다. 치아 주위는 잇몸(치은), 치주인대, 백악질, 치조골이라는 네 가지 조직이 층을 이루어 치아를 지지하는데, 이 구조를 묶어 치주 조직이라 부른다. 이 가운데 치아를 감싸고 있는 치조골이 녹아 내려가면 그 위를 덮고 있던 잇몸도 받쳐 줄 바닥을 잃고 함께 내려앉는다. 눈에 보이는 잇몸선의 후퇴는 결과에 가깝고, 원인은 그보다 깊은 곳에 있는 경우가 흔하다.[2]

잇몸 자체도 균일한 조직이 아니다. 치아 목 부분을 소매처럼 감싸며 치아 면에 단단히 붙어 있지 않은 부분을 유리치은이라 하고, 그 아래에서 뼈에 밀착해 움직이지 않는 분홍색 띠를 부착치은이라 한다. 부착치은은 칫솔질과 저작 과정에서 가해지는 힘을 견디는 완충 구간에 해당하는데, 이 띠가 원래부터 좁거나 얇은 사람은 같은 자극에도 잇몸이 더 쉽게 밀려난다. 잇몸이 두껍고 폭이 넓은 유형과 얇고 좁은 유형을 나누어 치은 표현형이라 부르며, 이는 관리 습관보다 타고나는 조건에 가깝다.

치아의 머리 부분은 법랑질이라는 단단한 층으로 덮여 있지만, 잇몸 속에 있던 치아뿌리는 그보다 무르고 얇은 백악질로 덮여 있다. 잇몸이 물러나 이 부분이 드러나면 백악질 아래의 상아질이 외부 자극에 노출되기 쉬워진다. 상아질에는 치아 신경 쪽으로 이어지는 미세한 관이 촘촘하게 나 있어서, 찬물이나 바람, 신 음식에 시린 느낌이 생기는 배경이 된다. 드러난 뿌리 표면은 법랑질에 비해 마모와 산에 약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며 치아 목 부분이 파이거나 뿌리 쪽 우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5]

당사자가 스스로 알아차리는 첫 신호는 대체로 시각적인 변화다. 치아가 예전보다 길어 보이거나, 앞니 사이에 삼각형 모양의 검은 틈이 생기거나, 잇몸선의 높이가 좌우로 어긋나 보이는 식이다. 다만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나타나지 않고 수년에 걸쳐 조금씩 쌓이기 때문에, 매일 거울을 보는 본인보다 오랜만에 만난 주변 사람의 말이나 정기 검진 때 촬영해 둔 구강 사진의 비교로 먼저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정리하면 잇몸 내려앉음은 하나의 질환 이름이 아니라 여러 원인이 만들어 낸 공통의 결과에 해당하는 소견이다. 같은 잇몸 퇴축이라도 염증이 만든 것과 칫솔이 만든 것은 진행 방식과 대응이 다르다. 그래서 이 상태를 다룰 때 첫 질문은 얼마나 내려갔는가가 아니라 무엇 때문에 내려갔는가가 된다.

  • 치은 퇴축 / 잇몸 퇴축 : 잇몸 가장자리가 치아뿌리 쪽으로 물러나 치근이 드러난 상태를 가리키는 정식 용어다.
  • 부착 소실 : 치아와 잇몸을 이어 주던 부착 구조가 파괴되어 떨어져 나간 정도를 말한다. 잇몸 퇴축과 함께 평가한다.
  • 치주낭 : 잇몸과 치아 사이가 벌어져 생긴 틈으로, 탐침으로 깊이를 재서 치주 상태를 판단한다.
  • 치은 표현형 : 잇몸의 두께와 부착치은의 폭으로 나눈 유형이며, 얇은 유형일수록 퇴축이 생기기 쉬운 조건에 해당한다.
  • 치경부 마모 : 잇몸선 근처의 치아 목 부분이 파인 상태로, 잇몸 퇴축과 나란히 관찰되는 일이 잦다.

2. 잇몸이 내려앉는 이유

잇몸 퇴축의 원인은 한 갈래가 아니다. 크게 보면 세균이 만든 만성 염증이 조직을 무너뜨리는 염증성 경로와, 물리적인 힘이 잇몸 가장자리를 밀어내는 기계적 경로로 나뉜다. 여기에 원래 잇몸과 뼈가 얇게 태어난 해부학적 조건이 배경으로 깔린다. 임상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케이스는 이 셋이 겹쳐 있으며, 어느 쪽 비중이 큰지에 따라 대응이 갈린다.

염증성 경로의 중심에는 치주염이 있다. 치아 표면에 남은 세균막(치태)이 굳어 치석이 되고, 그 주변에 만성 염증이 자리 잡으면 부착 조직이 끊어지고 치조골이 흡수된다. 이 과정에서 잇몸은 지지를 잃고 뼈를 따라 내려간다. 염증성 퇴축은 특정 치아 하나가 아니라 여러 치아에 걸쳐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양치할 때 피가 나거나 잇몸이 붉고 물렁하며 구취가 동반되는 편이다. 치주낭 깊이가 함께 늘어나는 것도 특징이다.[5]

기계적 경로의 대표는 잘못된 칫솔질이다. 칫솔을 좌우로 세게 문지르는 동작, 뻣뻣한 칫솔모, 필요 이상의 압력이 오랜 기간 반복되면 잇몸 가장자리가 조금씩 밀려난다. 이 유형은 염증성과 겉모습이 다르다. 잇몸이 붉거나 붓지 않고 오히려 깨끗한 상태에서, 치열의 바깥으로 튀어나온 송곳니나 작은어금니의 바깥면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일이 많다. 구강 관리에 소홀한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열심히 닦아 온 사람에게서 관찰되기도 한다는 점이 이 유형의 역설이다.[3]

해부학적 조건은 원인이라기보다 무대에 가깝다. 잇몸이 원래 얇고 부착치은의 폭이 좁은 사람, 치아 바깥을 덮는 치조골이 얇거나 부분적으로 결손된 사람은 같은 자극을 받아도 잇몸이 물러날 여유가 적다. 치아가 치열궁 바깥으로 나와 있으면 그 방향의 뼈가 특히 얇아지기 때문에, 덧니나 앞으로 나온 치아의 바깥면에서 퇴축이 먼저 시작되는 것을 흔히 본다. 입술이나 볼을 잡아 주는 소대가 잇몸 가장자리 가까이에 붙어 있으면 말하고 웃을 때마다 잇몸을 당겨 같은 방향으로 작용한다.

치아 교정은 원인 목록에 자주 오르지만 표현에 주의가 필요하다. 교정 자체가 잇몸을 내려앉게 하는 것이 아니라, 치아를 뼈가 감싸 줄 수 있는 범위 밖으로 이동시켰을 때 그 방향의 뼈와 잇몸이 얇아지며 퇴축이 드러날 수 있다는 뜻이다. 원래 잇몸이 얇은 사람이 넓은 범위의 이동을 하는 조합에서 위험이 올라간다. 그래서 교정을 시작하기 전 치주 상태와 잇몸 두께를 함께 평가하고, 필요하면 잇몸을 먼저 보강한 뒤 이동을 계획하는 방식이 쓰인다. 교정 중 관리 소홀로 치태가 쌓여 염증이 생기면 두 경로가 겹치게 된다.

나이도 마찬가지로 조심스럽게 읽어야 한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잇몸 퇴축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나이 그 자체가 잇몸을 밀어내서라기보다 위의 요인들에 노출된 기간이 길어진 누적의 결과로 이해된다. 같은 연령대라도 관리 상태와 타고난 조건에 따라 잇몸선의 높이는 크게 다르다. 흡연은 치주 조직의 치유 반응과 혈류에 영향을 주어 치주염의 진행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다뤄진다.[2]

잇몸 퇴축의 주요 원인 유형과 관찰되는 양상
원인 유형작동 방식흔히 관찰되는 양상
치주염 (염증성)치태와 치석이 만든 만성 염증이 부착 조직을 끊고 치조골을 흡수시킨다여러 치아에 걸쳐 전반적, 출혈과 구취, 치주낭 깊이 증가 동반
과도한 칫솔질 (기계적)센 압력, 좌우로 문지르는 동작, 뻣뻣한 칫솔모가 잇몸 가장자리를 반복해서 밀어낸다염증 없이 깨끗한 잇몸, 송곳니와 작은어금니의 바깥면에 국한, 치경부 패임 동반
얇은 잇몸과 얇은 치조골 (해부학적)잇몸과 이를 받치는 뼈가 원래 얇아 자극을 견딜 여유가 적다젊은 나이부터 잇몸선이 낮고, 작은 자극에도 잘 밀린다
치아 위치 이상 / 교정 이동치아가 뼈가 감싸는 범위를 벗어나면 그 방향의 뼈와 잇몸이 얇아진다치열 바깥으로 나온 치아의 바깥면, 교정 진행 중이나 이후에 드러남
소대 견인입술이나 볼을 잡아 주는 띠가 잇몸 가장자리에 붙어 움직일 때마다 당긴다아래 앞니 가운데 부위, 한두 치아에 국소적
보철물 및 수복물 가장자리잇몸선 아래로 깊게 들어간 가장자리가 잇몸의 부착 공간을 침범해 만성 자극을 만든다해당 보철물 주변에 국한, 붉은 띠와 함께 관찰
흡연치주 조직의 혈류와 치유 반응에 영향을 주어 치주염 진행 위험을 높인다염증성 양상과 겹쳐 나타나며 진행이 빠른 편
나이 (누적 노출)나이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 위 요인에 노출된 기간이 길어진 결과로 본다연령이 올라갈수록 가진 사람의 비율이 높아진다
원인은 한 가지만 작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염증과 기계적 자극이 겹쳐 있으면 어느 쪽을 먼저 다룰지 정하는 데 진단이 필요하다.[2]

3.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판단하는 기준

진단은 잇몸선을 눈으로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치과에서는 가느다란 눈금 기구(치주 탐침)를 잇몸과 치아 사이에 넣어 치주낭 깊이를 재고, 동시에 잇몸이 얼마나 물러났는지를 밀리미터 단위로 기록한다. 여기에 방사선 사진으로 치조골의 높이와 결손 형태를 확인한다. 이 세 가지를 합쳐야 지금 보이는 잇몸선이 염증이 만든 것인지, 힘이 만든 것인지, 원래 그렇게 자리 잡은 것인지 구분할 수 있다.

퇴축량은 법랑질과 백악질이 만나는 경계(백악법랑경계)에서 현재 잇몸 가장자리까지의 거리로 잰다. 여기에 치주낭 깊이를 더한 값을 임상적 부착 소실이라 하며, 치주 조직이 실제로 얼마나 손실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잇몸선이 많이 내려가 있어도 치주낭이 얕고 부착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잇몸선은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치주낭이 깊어 부착 소실이 큰 경우도 있다. 겉으로 보이는 정도와 실제 손실이 늘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잇몸 퇴축은 몇 가지 임상 분류로 정리된다. 오래 쓰인 밀러(Miller) 분류는 퇴축이 잇몸과 볼점막의 경계를 넘는지, 그리고 치아와 치아 사이의 조직과 뼈가 남아 있는지를 기준으로 네 등급을 나눈다. 이후 제안된 카이로(Cairo)의 퇴축 유형 분류는 치아 사이의 부착 소실 정도를 축으로 삼아 세 유형으로 단순화했다. 두 분류 모두 핵심 질문은 같다. 치아와 치아 사이의 조직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이다.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 결과의 예측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드러난 치근을 다시 덮는 술식은 옆에서 조직이 공급되고 지지되어야 하는데, 치아 사이의 잇몸과 뼈가 남아 있으면 덮을 여지가 크고 무너져 있으면 덮을 수 있는 높이가 그만큼 제한된다. 그래서 같은 3밀리미터의 퇴축이라도 어떤 케이스는 대부분을 덮는 결과를 목표로 잡고, 어떤 케이스는 처음부터 부분적인 개선을 목표로 잡는다.

다만 이 분류는 진단과 술식 계획을 위한 임상의 언어이지 자가 판단의 도구가 아니다. 거울로 본 잇몸선만으로 몇 급인지 가늠하는 것은 어렵고, 사진만으로도 치아 사이 뼈 상태는 알 수 없다. 분류의 존재를 아는 것의 실익은 등급을 스스로 매기는 데 있지 않고, 잇몸 퇴축의 대응이 왜 케이스마다 다르게 제시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있다.

잇몸 퇴축의 임상 분류와 치근을 덮을 수 있는 정도에 대한 일반적 기대
분류치아 사이 조직 상태치근을 덮는 정도에 대한 일반적 기대
밀러 1급 / 퇴축 유형 RT1치아 사이의 잇몸과 뼈가 남아 있고, 퇴축이 잇몸과 볼점막의 경계를 넘지 않는다드러난 치근의 대부분을 덮는 결과를 목표로 놓아 볼 수 있는 조건이다
밀러 2급 / 퇴축 유형 RT1치아 사이 조직은 남아 있으나, 퇴축이 경계를 넘어 더 아래까지 내려와 있다1급에 준해 계획하되 잇몸 두께와 폭에 따라 결과 차이가 커진다
밀러 3급 / 퇴축 유형 RT2치아 사이의 부착과 뼈가 일부 소실되어 있다전부가 아니라 일부를 덮는 것이 일반적인 목표가 된다
밀러 4급 / 퇴축 유형 RT3치아 사이의 부착과 뼈가 상당 부분 소실되어 있다치근을 덮는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조건으로 본다
위 분류는 진료실에서 쓰는 판단 기준이며 스스로 등급을 매기는 용도가 아니다. 같은 등급이라도 잇몸 두께, 흡연 여부, 관리 습관에 따라 경과는 케이스에 따라 다르다.

4. 되돌릴 수 있는가 : 자연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자 이 문서의 핵심 질문이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이미 물러난 잇몸이 시간이 지나 스스로 원래 높이로 돌아오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잇몸 퇴축은 부어 있던 조직이 가라앉았다가 회복되는 종류의 변화가 아니라, 잇몸을 그 자리에 붙잡아 두던 구조가 사라진 뒤 잇몸이 새로 자리를 잡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구조를 따라가 보면 이유가 분명해진다. 잇몸이 특정 높이를 유지하려면 그 아래에 치조골이 있어야 하고, 잇몸과 치아 사이를 잇는 부착 구조가 살아 있어야 한다. 염증이나 힘에 의해 뼈가 흡수되고 부착이 끊어지면, 잇몸은 남아 있는 뼈의 높이를 따라 내려가 그 자리에서 아문다. 인체가 상처를 다루는 기본 방식은 원래 조직 구조를 그대로 복원하는 재생이 아니라 남은 조직으로 표면을 덮어 마무리하는 치유에 가깝다. 그래서 치주 치료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잇몸이 단단하고 건강해져도, 잇몸선의 높이는 내려간 자리에 그대로 머무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서 자주 생기는 오해가 하나 있다. 치주 치료를 받고 나서 잇몸이 오히려 더 내려간 것처럼 보이는 경우다. 이는 부어올라 있던 잇몸의 염증이 빠지면서 부풀어 있던 부피가 줄어, 그동안 가려져 있던 실제 뼈 높이가 드러나는 현상에 가깝다. 치료가 잘못되어 잇몸을 잃은 것이 아니라, 원래의 상태가 보이게 된 것이다. 이 변화는 치료 전에 미리 설명을 듣고 이해해 두는 편이 좋다. 특히 앞니 부위에서는 심미적인 변화로 체감되기 때문에 사전 상담의 비중이 크다.

그렇다면 흔히 쓰이는 잇몸 재생이라는 말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치과에서 재생술이라 부르는 처치는 특정한 형태의 뼈 결손 부위에 조직이 다시 차오르도록 유도하는 술식을 뜻한다. 뼈가 세로 방향으로 깊게 파여 이식재를 담아 둘 벽이 남아 있는 결손 형태에서 적용 여지가 크고, 뼈가 가로 방향으로 고르게 낮아진 형태이거나 넓은 범위의 잇몸선을 통째로 끌어올리려는 목적에는 적용 범위가 제한된다. 즉 잇몸 재생은 내려앉은 잇몸을 예전 높이로 되돌려 주는 기술의 이름이 아니라, 특정 조건의 결손을 다루는 치료 범주의 이름에 가깝다. 이 구분을 놓치면 기대와 결과가 어긋나기 쉽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드러난 치근을 덮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조직 술식이 있고, 조건이 맞는 케이스에서는 노출된 면의 상당 부분을 덮는 결과가 보고된다. 다만 이것은 잇몸이 스스로 자라난 것이 아니다. 입천장 같은 다른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 옮겨 오거나, 남아 있는 잇몸을 위쪽으로 끌어올려 덮은 결과다. 어느 정도까지 덮을지는 앞 절에서 본 분류, 잇몸의 두께, 흡연 여부, 그리고 원인이 제거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지며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실제 진료에서 세우는 목표는 대체로 세 단계로 정리된다. 첫째는 무엇이 잇몸을 밀어냈는지 찾아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 둘째는 일정 기간 관찰하며 진행이 멈췄는지 기록으로 확인하는 것, 셋째는 그러고도 증상이나 심미적 부담이 남고 조건이 맞으면 덮는 술식을 검토하는 것이다. 순서가 중요하다. 원인을 그대로 둔 채 덮는 처치부터 하면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오해하는 부분

잇몸을 다시 자라나게 한다고 소개하는 치약, 가글, 영양제 종류가 있으나, 이미 물러난 잇몸선을 원래 높이로 되돌린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런 제품이 도움을 줄 여지가 있는 범위는 대체로 염증 완화나 시린 증상의 관리이며, 그것만으로 끊어진 부착과 흡수된 뼈가 다시 차오르지는 않는다.

소금으로 잇몸을 문지르거나 손가락으로 세게 눌러 마사지하는 방식은 잇몸 가장자리에 기계적 자극을 더해 오히려 퇴축을 부추길 수 있다. 잇몸에 좋다고 알려진 습관 가운데 상당수는 근거가 뚜렷하지 않으며, 원인이 기계적 자극인 케이스에서는 방향이 반대인 조언이 되기도 한다.

5. 치과에서 다루는 방법과 그 한계

치료의 첫 단계는 언제나 원인 제거다. 염증이 주된 원인이면 치석 제거와 치근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처치로 세균이 머무를 자리를 줄이고, 깊은 치주낭이 남으면 잇몸을 열어 접근하는 치주 수술을 검토한다. 기계적 자극이 주된 원인이면 칫솔질의 방향과 압력을 바꾸는 것이 사실상 치료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 단계를 건너뛰고 덮는 술식만 시행하면, 원인이 그대로 작동해 같은 자리에서 다시 물러날 수 있다.

치근을 덮는 목적의 연조직 술식은 크게 두 갈래로 이해하면 된다. 하나는 그 부위에 남아 있는 잇몸을 치아 머리 쪽으로 끌어올려 덮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입천장 등 다른 부위에서 결합조직을 떼어 그 아래에 넣어 두께와 높이를 함께 확보하는 방식이다. 두 가지를 병행하는 조합이 널리 쓰이며, 잇몸 두께가 얇은 케이스에서 조직을 함께 넣는 이유는 덮은 뒤에도 다시 밀리지 않을 저항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덮는 것이 목표가 아닌 술식도 있다. 유리치은 이식술처럼 부착치은의 폭을 넓히는 데 목적을 두는 처치가 그렇다. 잇몸선의 높이를 되돌리기보다, 앞으로 같은 자극이 와도 밀리지 않도록 완충 구간을 확보하는 쪽에 무게를 둔다. 잇몸선의 위치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진행을 멈추는 것이 목표라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재생을 목적으로 하는 술식은 앞서 설명한 대로 적용 조건이 따로 있다. 뼈가 세로로 깊게 파인 결손에 골이식재를 채우고 차폐막을 덮어 조직이 차오를 공간과 시간을 확보하는 방식, 여기에 성장인자나 법랑기질 유도체 같은 재료를 더하는 방식이 쓰인다. 결손의 형태와 남은 벽의 수, 흡연 여부, 관리 상태가 결과에 영향을 주며, 넓은 범위의 잇몸 퇴축을 통째로 되돌리는 목적으로 적용되는 처치는 아니다.

증상만 다루는 선택지도 있다. 드러난 치근이 시리다면 지각과민 완화 성분이 든 치약, 치과에서 하는 불소 도포나 지각과민 처치로 자극 전달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치경부가 파여 있으면 그 부위를 수복재로 채워 노출면을 보호하기도 한다. 이 처치들은 잇몸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드러난 면을 보호하고 불편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으며, 원인 관리와 병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모든 잇몸 퇴축에 술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알아 둘 만하다. 진행이 멈춰 있고 시린 증상이 없으며 겉으로 신경 쓰이지 않는 상태라면, 관리 방법을 조정한 뒤 정기 검진에서 기록을 비교하며 지켜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기도 한다. 술식 여부는 퇴축량과 위치, 증상, 잇몸 두께, 관리 능력, 흡연 여부를 함께 놓고 판단하며, 최종 결정은 진단 자료를 앞에 두고 상담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원인 제거 : 염증이 원인이면 치석 제거와 치주 치료, 칫솔질이 원인이면 방향과 압력의 교정이 먼저다.
  • 치근을 덮는 술식 : 남은 잇몸을 위로 이동시키거나 다른 부위의 결합조직을 옮겨 노출된 치근을 덮는다.
  • 부착치은을 넓히는 술식 : 덮는 것보다 더 이상 밀리지 않도록 잇몸의 저항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둔다.
  • 재생 목적 술식 : 뼈가 세로로 파인 결손에 이식재와 차폐막을 적용해 조직이 차오르도록 유도한다. 적용 조건이 제한적이다.
  • 증상 관리 : 지각과민 처치, 불소 도포, 파인 치경부의 수복 등으로 드러난 면을 보호한다.

6. 더 내려앉지 않게 하는 관리

잇몸 퇴축의 관리는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멈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출발점은 칫솔질의 방법이다. 칫솔모는 부드러운 것을 고르고, 칫솔을 잇몸과 치아 경계에 45도 각도로 대어 짧게 진동시킨 뒤 치아 머리 방향으로 쓸어내리는 동작을 쓴다. 좌우로 톱질하듯 문지르는 동작은 잇몸 가장자리와 치아 목 부분에 힘이 집중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3]

압력도 방향만큼 중요하다. 칫솔을 주먹으로 쥐면 힘이 과하게 들어가기 쉬우므로 연필을 쥐듯 잡는 방식이 권해진다. 칫솔모가 치아 면에 닿았을 때 눕지 않을 정도가 적당한 힘의 기준이며, 새 칫솔의 모가 한 달이 지나기 전에 바깥으로 벌어진다면 힘이 세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압력 감지 기능이 있는 전동칫솔을 습관 교정의 보조 수단으로 쓰기도 한다.

치아 사이는 칫솔모가 닿지 않는 구간이라 별도의 도구가 필요하다. 치실이나 치간칫솔로 매일 관리하면 염증성 퇴축의 배경이 되는 치태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잇몸이 이미 물러난 부위에 치간칫솔을 쓸 때는 크기 선택에 주의가 필요하다. 틈에 비해 큰 것을 억지로 밀어 넣으면 그 자체가 기계적 자극이 된다. 어느 크기가 맞는지는 진료실에서 확인해 보는 편이 안전하다는 표현보다 정확하다.

정기 검진과 치석 제거는 관리의 축이다. 스스로 닦아 낼 수 없는 치석은 기구로 제거해야 하며, 국내에서는 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치석 제거에 연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4] 검진의 실익은 치석 제거 자체에만 있지 않다. 잇몸선의 위치를 기록으로 남겨 지난 기록과 비교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생활 습관 쪽에서는 금연이 가장 자주 언급된다. 흡연은 치주 조직의 치유 반응에 영향을 주고 치주염의 진행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다뤄지며, 치근을 덮는 술식을 받은 뒤의 경과에도 영향을 준다.[2] 이를 악물거나 가는 습관이 있다면 특정 치아에 힘이 반복해서 실리므로, 필요에 따라 교합 상태 확인이나 장치 사용을 상담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록이다. 잇몸 퇴축에서 판단의 축은 얼마나 내려갔는가보다 지금도 내려가고 있는가에 있다. 6개월이나 1년 간격으로 같은 조건에서 촬영한 구강 사진과 밀리미터 단위의 퇴축량 기록이 쌓이면, 진행 중인 상태인지 멈춰 있는 상태인지를 근거로 판단할 수 있다. 이 비교 없이 지금 잇몸이 걱정된다는 인상만으로는 치료 여부를 정하기 어렵다.

칫솔질을 줄이라는 뜻은 아니다

기계적 자극이 잇몸 퇴축의 원인일 수 있다는 설명이 칫솔질을 덜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다. 치태가 쌓이면 염증성 퇴축의 위험이 올라가므로, 닦지 않는 선택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 문제는 횟수가 아니라 방향과 압력이다. 부드러운 칫솔모로 각도를 잡아 짧게 진동시킨 뒤 쓸어내리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요지이며, 습관은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우므로 진료실에서 한 번 시연하며 점검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7. 진료를 고려할 신호와 원인 구분

잇몸 퇴축은 아픈 증상 없이 오랜 기간 조용히 진행되는 일이 많다. 통증을 기준으로 삼으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뒤에 발견되기 쉽다는 뜻이다. 그래서 판단의 기준은 아픈가보다 예전과 달라졌는가에 두는 편이 낫다.

같은 신호라도 어느 경로에서 왔는지에 따라 다음 단계가 달라진다. 출혈, 치아의 흔들림, 지속되는 구취가 함께 있다면 염증성 원인의 비중이 큰 편으로 보고 치주 치료를 먼저 계획한다. 반대로 잇몸이 붉지 않고 깨끗한데 특정 치아의 바깥면만 파여 있고 그 자리에서 시린 증상이 반복된다면, 칫솔질의 방향과 압력, 그리고 그 치아의 위치를 먼저 살핀다. 두 경로가 겹쳐 있는 케이스도 흔하므로 어느 쪽이 주된 원인인지 가리는 일 자체가 진단의 내용이 된다.

진료실에서 확인하는 것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치주 탐침으로 치주낭 깊이와 퇴축량을 부위별로 기록하고, 방사선 사진으로 치조골의 높이와 결손 형태를 본다. 구강 사진을 남겨 이후 비교의 기준을 만들고, 칫솔과 칫솔질 습관을 직접 확인한다. 흡연 여부와 이갈이 습관, 기존 보철물의 가장자리 위치도 함께 점검 대상에 들어간다. 이 자료가 모여야 지금 진행 중인지, 무엇이 밀어내고 있는지, 덮는 술식이 가능한 조건인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아래는 진단을 한 번 받아 두는 편이 나은 신호를 정리한 것이다. 하나 이상 해당한다면 원인이 어느 쪽인지 구분해 두는 것이 이후 대응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치아가 예전 사진과 비교해 길어 보이거나, 잇몸선의 높이가 좌우로 눈에 띄게 어긋나 있다.
  • 찬물이나 바람에 시린 부위가 특정 치아에 고정되어 반복해서 나타난다.
  • 잇몸선 근처의 치아 목 부분이 손톱에 걸릴 만큼 파여 있다.
  • 양치할 때 같은 자리에서 반복해서 피가 나거나, 잇몸이 붉고 물렁하다.
  • 앞니 사이에 삼각형 모양의 검은 틈이 새로 생겼다.
  • 치아가 미세하게 흔들리거나 씹을 때 그 치아에 힘이 실리지 않는 느낌이 있다.
  • 구강 관리와 무관하게 입 냄새가 지속된다.
정리하면

잇몸 내려앉음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는 두 문장으로 요약된다. 이미 물러난 잇몸이 저절로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고, 대신 왜 물러났는지를 찾아 그 원인을 없애면 더 내려가는 것은 상당 부분 다룰 수 있다. 덮는 술식은 그다음 선택지이며 조건이 맞는 케이스에 한해 검토된다.

다음 검진 때 현재의 퇴축량을 부위별로 밀리미터 단위로 기록해 달라고 요청해 두면, 이후 방문에서 진행 여부를 비교할 근거가 생긴다. 잇몸 퇴축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은 얼마나 내려갔는가가 아니라 지금도 내려가고 있는가이며, 이 비교는 기록 없이는 어렵다. 최종 판단은 내원 후 정밀 진단과 상담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이 보기
  • 치주염 : 잇몸 퇴축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
  • 치경부 마모 : 잇몸선 근처의 치아 목이 파이는 변화
  • 지각과민 : 치근이 드러난 뒤 흔히 동반되는 시린 증상
  • 치은 표현형 : 잇몸의 두께와 퇴축이 생기기 쉬운 조건의 관계
  • 치석 제거 : 치태와 치석 관리, 건강보험 적용 범위
참고문헌
1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치주질환(잇몸질환) 항목 참고 https://health.kdca.go.kr
2대한치주과학회, 치주질환과 잇몸 관리 안내 참고 https://www.kperio.org
3대한치과의사협회, 올바른 칫솔질과 구강건강 정보 참고 https://www.kda.or.kr
4국민건강보험공단, 치석 제거(스케일링) 건강보험 적용 안내 참고 https://www.nhis.or.kr
5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치주염 항목 참고 https://www.snuh.org

이 문서는 잇몸 퇴축에 관한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는다. 증상과 진행 정도, 적용할 수 있는 처치는 케이스에 따라 다르므로 최종 판단은 치과 진료와 정밀 진단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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